[고젠타케]자업자득 비슷한 무언가
롄

어느날 큰 사거리의 게시판에 크게 대자보가 붙었다. 서쪽 마을에 있는 우리나라의 큰 던전에 관한 이야기였다. 거기서 일할 사람을 뽑는다나 뭐라나. 그걸 본 사람들은 허를 내두르고 지나쳤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치안은 꽤 좋은데, 그게 다 우글우글거리는 몬스터나 각종 안 좋은 것들이 서쪽 던전에만 서식하기 때문이다. 그게 그 안에 산다는 소문의 존재 덕분인지, 아니면 원래 지리상으로 그곳이 걔네들이 살기에 좋은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꽤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 아, 소문이라고 하니까 생각난건데 그 존재에 대해서는 꽤 여러가지 말이 떠돈다. 여느 전설에 나오는 예쁜 정령님이라던지, 아니면 몇 백년 산 할아버지 신선이 있을지도 모르고 그냥 나라에서 관리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나는 어느쪽이었냐면, 아무 생각도 없는 쪽이었다. 어차피 내가 알 수도 없는 걸 그렇게 생각해봐서 뭐 하려고. 그렇게 생각하고 대자보 앞을 지나가는데, 내가 그곳에 신청접수가 되었다는 건 그날 밤에 알게 되었다.
뭐? 그걸 아빠가 왜 멋대로 신청해?
너 어차피 안 될 것 같다는 말 하면서 넣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겠지. 지금 이 시대에 대학도 그저 그런 데 나오고 툭하면 그만둬버리는 근성 없는 놈을 누가 채용해주겠니? 일단 여기저기 뽑아달라고 구인활동 하는 게 네가 해야 할...
아. 됐어. 한순간에 기분이 상한 탓에 밥도 그만 먹고 내 방으로 올라갔다. 이제 어지간히 고집 좀 그만 부리라는 아빠의 말에 조금은 찔렸지만 나라고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치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산수계산이나 숫자 정리 같은 일밖에 없었고 재능에 거의 의존하는 마법이나 전투같은 것을 일로 삼고 싶지는 않았다. 국가에 소속된 마법사들이나 기사들만 봐도 전부 영웅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긍지있게 살아가는 사람 뿐이었고 개인 귀족 가문에 속해있는 기사들은 그게 더 심했다. 충성심에서 우러나오는 어쩌고 저쩌고. 나는 그런 게 딱 질색이었다. 나는 나, 라고 정의될 수 있는 곳이 내가 원하는 곳이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 곳은 합격되어도 저 말을 꼭 하고 나올 심산이었다. 조금은 어리석은 생각이었지만 그때는 그게 이렇게까지 영향을 주게 될 일인지 몰랐다.
아빠가 그런 곳에 이력서를 넣은 기억은 며칠만에 사라져버리고 나는 또 어딘가 다른 곳으로 구인활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그랬다. 솔직히 그것만으로 너무 지쳐버려서 내가 어디에 이력서를 넣고 어디에서 면접을 봤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모집 공고는 보는 순간 무엇인지 떠올렸다. 아, 던전의 그 존재가.
똑똑, 아침부터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어찌나 두드리던지 이층에 있는 내가 나갈 정도였다. 초인종이 있는데 왜 굳이 벽을 치는 지 모르겠지만 문을 열면 한 소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을 두드린 사람이 군(軍)만 아니면 나는 기꺼이 화낼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럴 심산으로 문을 확 열었는데 군도 아니었고 이웃도 아니었고 애초에 지인도 아니었다. 저, 누구세요? 얼떨떨하게 말을 건네자 문 앞에서 당당히 서있던, 음... 귀족 가문의 사람? 귀족? 정리되지 않은 말들만 입 밖으로 더듬더듬 나왔다. 왠지 덜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정확히 보셨군요. 타케 세이지 님.
보셨군요? 그 사람의 옷차림만큼이나 세련된 말투였다. 그 사람에 비해서 잠옷 차림으로 나온 내가 오히려 민망해질 정도였다. 아니, 그것보다도 저 사람이 내 이름을 안다는게 더 신경쓸 일이었다.
저기, 누군데 제 이름을 알고 계세요?
당연히 알지요. 저는 사용인들은 물론이고 내 성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름은 다 외우니까요.
아, 서쪽 던전에 일한다는 그...
던전? 던전이라고 불리나요, 나의 성은.
네에... 저, 그럼 제가 거기 뽑혔다는...
말이 빠르네요. 그럼 어서 가실 채비를, 야마모토!
아마모토라고 불린 남자가 나를 밀치고 우리 집에 들어갔다. 안, 아니. 자자잠시만... 남자가 힘이 센건지 내가 없는건지 남자는 내가 온몸으로 말려도 꿈쩍하지 않았다. 가지 말라고 해도 내 준비를 도와준다나 뭐라나... 아니다, 채비라고 했나? 어쨌든 내가 힘으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나는 대신 소리쳤다. 저 거기에 취업 안할건데요?!
...그게 무슨 말이죠, 타케 세이지 님?
아, 저 그게... 저랑 안 맞는 곳 같아서... 어차피 취업되어도 거절하려고 해서... 왠지 그 남자의 기운에 기가 꺾였다. 말을 흐렸더니 왠지 거슬려하는 것 같아 더 기가 꺾였다.
어라, 그럼 어떤 곳이 세이지 님에게 어울리는 곳입니까?
제가 저로 있을 수 있는 곳이요.
직장에서 자기 자신을 온전하게 지키며 있는 곳은 별로 없지요. 그러나 제가 아는 한 그런 자리가 딱 하나 있습니다만.
그게 어딘데요?
야마모토. 야마모토? 그게 뭔데요. 라고 하려 했으나 그 야마모토라는 남자가 나를 들쳐업고 그 사람 옆으로 데려가는 바람에 말을 다하지 못했다. 예의상이지만 실례한다는 얘기도 해서 여기서 뭐라 하기도 힘들었다.
제 피앙세가 된다면, 그거야말로 세이지 님이 세이지 님으로 있을 수 있는 최적의 일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피앙세?
*
그렇게 던전에 끌려오게 되었다. 피앙세란 말을 듣고 난리친 나와 그 소리를 듣고 달려온 부모님은 그제 취업이란 말을 듣자마자 잘되었다며 그냥 나를 보내버렸다. 여전히 멋대로인 아빠다. 엄마는 해맑게 잘 되었다는 말을 해서 아무런 말도 못 했지만, 아빠는 왠지 얄미웠다. 애초에 이런데 이력서를 넣은 아빠의 탓이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근데 나한테 무슨 권한이 있겠나, 가장 어린 나는 할 수 있는 말도 없는 채 그저 고젠이라고 불린 그 남자를 뒤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어디 가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야마모토씨가 한마디 귀에 속삭이자 환히 웃는 그 아빠만이 좀 보기 좋았다.
고젠의 집은 역시 상상했던대로 서쪽의 던전이 맞았다. 고젠 님의 마차를 타고 가는 서쪽 던전은 정말 험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곤 했다. -그럴 때마다 고젠 님은 이런, 피앙세가 이 길을 많이 어려워하는 모양이군요. 따위의 말을 해줘서 마음 속으로 계속 소리질렀다-왜 고젠 님이냐면, 왠지 님을 붙여야만 하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생전 보지도 못했거나 봤어도 세계 몇대 희귀 식물 어쩌구 그런 책에서밖에 보지 못한 것들이었다. 다행이 몬스터들은 보이지 않았다. 고젠 님도 오랜만에 보는지 신기해하길래 매일 봤을 텐데 뭘 그리 신기해하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나오는 일이 흔치 않다고 했다.
그렇게 험한 길을 따라가면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근 공간 위에, 그만큼 큰 저택이 있었다. 마차에서 내리고 짐은 야마모토씨한테 뺏기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고젠 님을 따라 큰 저택의 안에, 안에, 또 안에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사실 말하자면 나는 여기 올 때부터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취업이라고 해도 피앙세라는 건 결혼이라는 거 아닌가? 물론 싫어하는 상황들은 안 마주치게 될 테지만 나 자체가 바뀌어버리는 일이 아닌가? 그래서 일부러 짐도 다 버릴 수 있는 걸로 싸왔다. 왜 지금 와서 이런 얘길 꺼내냐면, 이 넓고 넓은 저택을 보니까 도망갈 생각이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복도는 뭐가 이렇게 길고 방은 왜 또 이렇게 큰지. 게다가 바로 옆은 고젠 님 방이란다. 나 어떡하지? 계획이래봤자 밤에 모두가 잠들면 그냥 뛰쳐나오는 게 다였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여기 구조를 알아야 나가던지 뭐하던지 할텐데,,
정오 고젠과 점심식사, 오후 두시 고젠과 티타임, 오후 네시 고젠이 보여주고 싶다고 했던, 아니지. 같이 했었으면 좋겠다고 한 취미 참관하기-뭘 하고싶다는 건진 모르겠다-, 오후 일곱시 고젠과 저녁식사, 오후 아홉시가 되서야 나는 결국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것도 목욕 준비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준비하러 간 참이다. 물론 고젠은 보기에도 말하는 것도 행동도 멋진 사람이다. 그러나 나한테는 안맞는다. 솔직히 오늘만 해도 몇 번이고 이대로 여기서 살까 생각은 들었지만. 그러니까 이건 밑져야 본전인거다. 도망치면 그대로 내 생활을 이어가는 거고 도망치지 못하면 그럭저럭 만족인 던전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물론 될 수 있는 한 열심히 도망칠 거다. -여기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 새에 또 마음이 약해졌다-
그리고 나는 지금 목욕하러 가는 길이 아니다. 물론 보드라운 목욕 가운을 챙겼지만 향하는 곳은 이 넓은 저택의 크나큰 욕조가 아니라 따뜻한 우리 집이었다. 중간에 사토씨를 만나고 말았지만 의심은 하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정문이 아니라 창문으로 나갔고 취대한 기억을 살려서 언덕들과 삐뚤빼뚤한 길을 타고 내려갔다. 내려가다가 중간에 몇 번 몬스터들을 만났지만 놀라서 공기 먹는 소리를 내자 알아서 피해주었다. 어찌 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고마웠다.
길은 있었으나 이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몰랐다. 이 길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다 내려가면 이 나라의 어딘가로는 나오겠지라는 생각으로 하염없이 달렸다, 걸었다를 반복.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뭇가지에 베인 것도 같고, 힘들고 눈은 감기고. 여기서 하룻밤 자도 되려나? 이러다가 얼어 죽는 거 아냐? 목욕 가운은 추위를 막아주기엔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점점 서러워졌다. 사람은 혼자 있게 되면 원래 이런가보다. 날씨도 춥고 하늘도 조금 있으면 비가 올 것 같은게 더더욱 왠리도 좋지 않았던 기분을 나쁘게 했다. 고젠이 준-내 잠옷이 격식에 안 맞다나 뭐라나. 그야 잠옷이니까 그럴 수 있지만 보통 그걸 사람 앞에서 말하나?- 평소에 잘 입지 않는 정장의 갑갑한 셔츠도 한 몫했다. 자켓은 어딘가에 버리고 온지 오래다. 젠장, 이렇게 추울 거였으면 입고 올걸. 그땐 막 뛰어가느라 더웠단 말이야.
올 것 같은 비가 이제야 내리기 시작했다. 이젠 의욕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어서 그냥 터덜터덜 걷기만 했다. 앉을 곳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던전이 괜히 던전일까 주위에는 무성한 풀과 하늘은 안 보이지만 비가 온다는 것만 알려주는 키 큰 나무들과 저기 멀리서 가끔씩 숨소리를 내는 몬스터밖에 없었다. 아마 내가 온 길의 반대쪽 같다는 느낌을 출발했을 때부터 지울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고집해온 내 잘못이었다. 결국은 또 내 고집 때문이었다. 아빠의 말이 떠오르더니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게 맞는 것 같았다. 취직이 안 되는 것도, 이런 곳에 이력서를 보내게 할 정도로 내가 고집을 부려서 그런 것 같았다. 응보라고, 나한테 돌아온 것을 받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옹졸한 자존심의 고집이 일을 또 이렇게 망쳐놓았다. 울 것 같았지만 그것도 내 고집이 용서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이 정도의 사람이라고 하는 것 같아서 더 슬퍼졌지만 여기서 운다면 그야말로 이 세상에서 제일 비참한 사람이 될 것 같아 그만두었다. 옆 나라의 가족을 잃은 전쟁병도 나보다 슬폈으면 슬폈지 비참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걸어가니까 그나마 비를 막아주었던 나무도 점차 보이지 않게 되어서, 왠지 나한테는 이 정도의 배려도 해 주면 안된다는 고집의 응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앞으로 더 걸어갈수록, 생각을 한 겹씩 덧붙일때마다 더 비참해지기만 할 뿐 나아지는 건 한 개도 없었다. 이젠 던전의 사람이든 마을의 사람이든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고집을 또 부렸다. 내가 감기에 걸리는 한이 있어도 그냥 여기서 지내겠다고. 어린애같은 마음이었다. 어리석은 것도 맞고 고집이 센 것도 맞았다.
여기서 무얼 하고 계십니까, 피앙세. 지금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었다. 목소리에 놀라 몸을 돌려 보니까 역시나 고젠이었다. 나를 보더니 심각한 얼굴을 하고선 아니, 피앙세가 아니라 세이지? 같은 말만 하고 웃을 뿐이었다. 나는 그것이 울컥하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해서. 가버릴거라고 하고 그냥 그대로 앞으로 걸어나갔다. 아까까지와는 다르게 산이 아니라 마치 초원처럼 펼쳐진 곳에 서있었다. 나는 뒤에서 아마 따라올 고젠을 무시하고 계속 걸어나갔다. 고젠이 짐짓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이지. 그 앞은 위험합니다. 일단 침착하고 이야기를 하는 게 세이지한테도 좋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만?
.......
세이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가면 내가 그대 마음을 알 수가 없지 않습니까.
......
세이지, 일단 이야기라도...
듣자듣자하니 짜증나서 뒤를 홱 돌아보았다. 저 놈은 아까 취미라고 어쩌고 할 때도, 무려 피앙세 옆에서 여자들이랑 노닥거렸으면서 지금 와서야 뭐라뭐라 하는 게 짜증났다. 애초에 나한테 왜 그 자리를 준 건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렇게나 지원한 나를 뽑을 정도면 나를 보내고 다른 사람을 뽑으면 될텐데 고젠은 답답하게 굴었다. 화나고 억울해서 눈물이 나왔다. 사실 그것만인 건 아니었다. 사용인 하나 없이 내 앞에서 우산을 자기 손으로 들고 나한테 간절하게 말하는 모습이 이유였다. 저 사람은 낮에 마차에서 내릴 떄도 사용인들이 도와줄 정도로 부려먹는 사람인데 나 찾으러 혼자 왔다는 게 조금 감동이었다. 내가 고젠에 대해서 무엇을 알겠냐만은 그런 거였다.
최선을 다해서 도망가자는 고집도, 여기서 밤을 새울거라는 고집도 왠지 고젠 앞에서는 물 일듯 사라졌다. 우는 나를 보고 고젠은 그제서야 가만히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내가 움직였다. 고집이고 응보고 뭐고 다 잊어버렸다. 그러나 고젠을 좋아하게 되는 건 아니었다. 나중에는 이 순간을 사랑에 빠졌다고 기록할 날도 있겠지만 일단 지금은 사랑에 빠진 게 아니라 마음 속의 무언가를 풀어낸 날로 기록할 것이다. 여기 와서 이곳이 던전이라는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고젠은 서쪽 던전의 제일 센 라스트 보스였다. 몬스터들이나 식물을, 사용인들을 잘 아는 지식의 면에서도, 용사들을 꿰는 실력 면에서도 고젠은 틀림없는 라스트 보스였다. 울음으로 가득 찬 목소리가 안 나와서, 나는 간신히 힘을 주어 딱 한마디만 했다. 나, 짐, 다시 싸러 가야한다고.
그때 고젠이 뭐라 했더라? 철 없던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안 하는 것일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 날은 아무것도 아닌 날이기에, 그냥 조그마한 해프닝이 있었기만 한 날이기 때문에, 따로 그날 들은 것을 기억하거나 할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런 나를 두고 고젠은 나를 여전히 철 없는 나에게 피앙세라던가, 사랑스러운 세이지라던가 한 마디씩 하지만 그런 건 잘 모른다. 언젠가 고젠 말마따나 철이 들면 알 수 있겠지. 그러니까 그 걸 고젠한테 들려주기 위해서라도 철이 들기 전까지는 고젠 옆에 있기로 했다.
...어린아이같은 고집이네요, 세이지. 그깟 거, 저라면 인정하고 말텐데요.